(총회 주제 해설집)
교회의 대사회적 사역 사례 - 광주다일교회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
1. 들어가며
광주다일교회가 2019년 기윤실에서 선정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을 받았습니다. 막상 상을 받고 나니 부끄러움이 몰려왔습니다.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모습을 따르며 묵묵히 삶의 자리에서 진솔하게 이웃을 섬기는 교회들이 많은데, 몇 가지 작은 사역으로 상을 받은 것 같아 쑥스럽고 오히려 부담으로 와 닿았습니다. 2021년 총회 주제에 따른 사례에 우리 교회 이야기를 하는 것도 비슷한 마음입니다. 이웃과 함께 하는 우리 교회의 섬김이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며, 부끄럽지만 지금도 기도하며 만들어가고 있는 ‘선교’에 대한 경험을 나누려 합니다.
2. 목회 정신과 선교의 방향성: 마르지 않는 샘 & 아낌없이 주는 나무
교회 정문을 들어오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문구는 ‘마르지 않는 샘’과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데, 광주다일교회의 목회 정신과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두 축입니다. 교회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성령의 임재로부터 얻는 선한 능력으로 충만해야 하고, 그 힘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배운 남다른 삶의 방식으로 세상 속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021년 총회 주제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를 보면서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바가 담겨 있어서 반가웠고 기쁜 마음으로 우리 교회의 사역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광주다일교회의 신앙 정신과 목회 지침서 <참된 하나님의 교회를 향하여> 51쪽에 보면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는 길’로 7가지를 정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는 길
“이제부터 나는 세상에 보내진 작은 예수로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이루어 가겠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말씀에 따라 그 사랑을 전하는 나눔과 섬김의 삶을 실천하겠습니다.
- 약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돕겠습니다.
-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름다운 소식임을 확신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모든 사람에게 전하겠습니다.
- 지역사회 선교를 위한 교회의 여러 프로그램에 물질과 시간과 정성 들여 참여하겠습니다.
- 세상에 있는 모든 굶주리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작은 정성이나마 정기적으로 그들을 위해 내가 가진 시간과 물질을 내어놓겠습니다.
- 하나님의 나라가 세계 끝까지 전파되도록 흩어져 일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돕겠습니다.
-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해 자원을 아껴 쓰고 불편함을 감수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 생태계를 위해 신앙적인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 일곱 가지 지침을 바탕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선교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회가 이러한 정신과 목회 방향을 가지고 진행하는 몇 가지 사역들을 소개하겠습니다.
3. 연약한 자들과 함께
1) 밥퍼 & 안부 묻기: 지역 주민센터와 연계하여 지역사회 어르신 중에 홀로 거주하시는 분들과 장애가 있는 사회적 약자들 40여 가정을 돌보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2~3일 분의 식사를 준비해서 배달하고 안부를 묻는 안부 사역입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조리 음식은 할 수 없고, 명절과 때에 맞게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매주 20여 명의 교우들이 함께 모여 선한 섬김을 통해 신앙의 교제를 하게 되고, 지역사회 안에서 꾸준한 봉사로 이미지도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고 한걸음 더 선교적인 사역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2) 요리원정대 & Happy House: 교회의 여‧남 선교회가 짝을 지어서 어려운 가정에 가서 요리를 해드리고, 집안을 수리하며 청소를 해드리는 일입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방문과 만남이 어려워 멈춰있는 상태이지만, 이전에는 꽤 호응이 있는 좋은 일로 소문이 많이 났습니다. 원래 이 사역은 구청 사회복지과와 함께한 Loving Hands 사역으로 시작했습니다. 구 안에 어려운 가정이 5만 원 상당의 먹을 것을 정해서 구청에 제출하면, 그중 20가정 정도를 우리 교회의 담당자들이 장을 봐서 가정을 방문하여 드리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역을 진행하다보니 주로 외롭고 약한 분들이 많았기에 요리도 해서 식탁을 차려 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 하여 ‘요리원정대’라는 이름으로 가정 식탁을 만들어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문 대화 중에 집안에 이런저런 작은 부분들에 수선과 수리가 필요함을 알고 남선교회에 부탁하게 된 것이 Happy House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4. 다음세대와 함께
1) 장학금: 지역사회에 있는 4곳의 중‧고등학교에 매해 장학금을 후원합니다. 여러 해 동안 지속적으로 후원함으로 지역사회 학교의 호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진행방식의 특징은 선발부터 모든 과정을 학교가 하고, 교회는 후원 가정의 통장으로 송금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오히려 학교에서 교회의 이미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숨은 봉사와 태 내지 않는 손길로 교회는 더욱 빛이 남을 경험하게 됩니다.
2) 씨앗 학교: 2009년 기윤실에서 시작한 ‘씨앗 학교(Seed School)’에 우리 교회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다른 교회와 함께 연대하여 진행하고 있는 사역입니다. 광주 지역의 중학교 중에 낙후된 지역에 있는 학교를 선정하여 훈련된 청년들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눔과 동행’ 학교입니다. 교회 안에서 관심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고, 지역사회의 교회들이 함께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사단법인 ‘광주 청소년 씨앗센터’로 인가를 얻어 현재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3) 원더카페: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복음이 스며들어 있는 다양한 문화적 활동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꿈을 발견하고 펼쳐가도록 돕는 사역입니다. 봄, 가을학기 각각 12주 정도로 운영되며, 참여하는 아이들은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 교우들의 재능기부,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그리고 지역 내 여러 단체들의 전문가들이 함께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세 부분으로 진행되는데, 1) 창의 상상타임 놀이, 2) 학기별 주제 나눔, 그리고 3) 인권교육, 신나는 과학교실, 나무야 놀자, 건강한 오색 먹거리, 노래의 날개 위에, 창작활동, 다양한 음식 만들기 등 매주 새로운 내용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원더카페는 부모세대가 함께 참여함으로 세대 간 소통을 경험하고, 교회 안에 있는 젊은 부모들이나 전문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교우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함으로 교회의 공동체적 사귐을 이루어 가는 유익함이 있습니다. 세대 간에 단절된 신앙을 종교 교육이 아닌 삶의 나눔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간 안에서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고, 이는 다음세대에 대한 3040 부모세대의 참여로 연결되었습니다. 또한, 교회 안에서 뿐 아니라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과 이웃 아이들이 함께 참여함으로 교회가 지역 사회의 교육 공동체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 교육 센터인 풍암 아카데미도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5. 지역사회와 함께
1) 사회보장 협의체 참여: 광주시의 95개 동 중 몇 개의 동은 지역 현안과 복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보장 협의체’를 동 안에 두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동 주민센터와 함께 돕는 중에 사회보장 협의체 참여를 권유받았고, 현재 교회의 사회선교위원회의 위원 중 2명이 당연직으로 참여하여 지역사회의 현안을 의논하고, 복지, 문화, 교육 등 지역의 현안에 교회가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긴급 구호가 필요한 가정이나 행정의 사각 지역에 있는 가정 돌봄, 장애인 수련회 등에 재정과 인력이 필요한 부분에 교회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2) 주민 바자: 지역사회의 환경보호와 재생 가능한 문화를 권장하기 위해 ‘아나바다 바자’를 격년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교회만의 바자가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축제 성격의 바자로서, 2015년에 1회, 2017년에 2회, 두 번의 바자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교인들이 3~4개월 전부터 물건을 모아 세탁 및 수선작업을 하였고, 교인들의 전문 분야를 통해 이웃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스(Booth)를 마련하여 건강, 상담, 교육 등에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3) 공간 공유
(1) 기본 방향: 교회 공간(인디고 하우스)을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사업에 열어놓고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센터, 성인들을 위한 교육이나 모임, 지역사회 협의체들의 다양한 모임 등의 공간으로 사용합니다. (예: 인문학 도서관, 암벽 체험장, 세미나실, 다목적 체육 공간 등)
(2) 지역 온마을 학교 ‘풍암 아카데미’: 광주시 사회혁신 플랫폼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의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마을 학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9년 아카데미 홍보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마을학교 ‘꿀잼’을 마련하였고, 20여 명의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라면 먹고 갈래’, ‘피자 먹고 갈래’, ‘떡볶이 먹고 갈래’ 시리즈로 지역 청소년들이 자유롭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시간으로 되었고, 현재 청소년을 넘어 성인들까지 참여하는 풍암 아카데미로 자리 잡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풍암 아카데미의 두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면, 하나는 교회의 공간 공유를 통해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우리 교회는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두 곳은 예배와 교육을 위해서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고, 한 곳은 ‘인디고 하우스(Indigo House)’라는 이름으로 공유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소유하고 있지만 그 사용은 지역사회가 함께 다양한 모임과 학습 장소, 그리고 놀이 장소로 사용합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풍암 아카데미’는 일반 문화 센터와 달리 주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평생 학습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선생이 되고 학생이 되어 삶과 배움을 일치시키고,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그리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모두의 학교라는 점입니다. 이는 엘리트 교육의 장이 아닌 교회가 지향하는 복음의 정신에도 걸맞는 좋은 공간으로 교인들에게도 배움과 함께 또 다른 자부심을 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6. 생태‧환경과 함께
1) 함께 사는 생명망 잇기 ‘초록 장터’: 광주 근교의 화순, 담양 지역의 5개 농촌 교회의 친환경 생산물을 판매하는 장터로, 격주로 운영하여 50여 가지의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농촌 교회에게는 좋은 먹거리 생산에 격려가 되고 소비자인 도시 교회에게는 환경 선교에 참여하는 실천이 되었습니다.
2011년부터 농촌 목회 현장에서 땅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교우들과 함께 친환경 농사를 지으며 애쓰는 몇 분의 목회자들과 함께 상설 장터를 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망 잇기 운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농촌 교회 목회자와 교우들이 친환경 농법을 통해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건강한 먹거리들을 생산하고, 우리 교회는 이 생산물을 적절한 가격으로 소비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농촌 교회의 유기농 친환경 생산물을 직거래를 통해서 구입하는 생협운동, 바른 소비를 통해서 작지만 건강한 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생명운동,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지켜가는 환경운동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2) 자원순환센터: 생태‧환경 문제는 교회가 반드시 함께 풀어가야 할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우리 교회는 이러한 인식 위에서 녹색교회 운동을 함께해왔습니다. 올해부터는 지역사회의 여러 시민단체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함께 진행하는 ‘에너지 전환마을’ 사업에 참여하였고, 그중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순환센터’ 사업을 맡았습니다. 이 사업은 아직은 시작 단계로, 현재는 자원순환 교육과 리필스테이션 구축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원순환센터는 1) 자원순환에 관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합니다. 현재의 쓰레기 대란 및 분리배출 문제, 실천 가능한 재활용 및 환경 살림, 쓰레기 제로 방안 등의 내용을 교육합니다. 2) 자원순환 및 쓰레기 제로 방안을 기획하고 함께 실천하기 위한 운동을 진행합니다. 3) 리필스테이션을 구축하여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교육하고, 제로웨이스트/플라스틱프리 제품들을 안내합니다.
7. 사단법인 희망나눔 길벗
우리 교회는 2016년에 사회선교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사회를 더 의미 있게 섬기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였고, 꾸준한 공부와 논의 과정을 거쳐 2019년 말에 사단법인을 설립하였습니다. ‘사단법인 희망나눔 길벗’은 교회의 울타리에 갇히기보다는 교회와 사회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교회라서 참여하기 어려운 지역의 다양한 사업들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를 더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기존에 교회에서 진행하던 사회선교 사역들을 받아서 진행하고, 조금씩 네트워크와 역량을 늘리고 이웃의 단체들과 연대하여 다양한 사업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설립 직후 코로나 상황이 발생하여 실제적인 활동을 많이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2022년부터는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지역의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어르신들과의 만남의 장을 만드는 ‘청소년 도시락 음악회’ 프로그램과 위에서 설명한 ‘자원순환센터’ 사업을 길벗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8. 나가며
복음은 교회를 새롭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합니다. 이번 총회 주제는 선교적 교회, 마을 목회에 대한 관심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교회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지금껏 교회가 일상으로 누려왔던 모습에 균열을 주었고, 우리는 코로나 이후에 교회의 존재 모습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을 안고 광주다일교회는 변해 가는 세상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복음의 생명력으로 새로워지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거룩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주님의 몸 된 교회들 위에 복 주시고 주님께서 맡기신 소중한 일들을 감당해 갈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도와주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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