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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0240519 (김성식 장로)



인생의 여정에서 잘 만나야 할 세 사람

김성식 장로

  사람들은 흔히 세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한다. 친구와 배우자, 그리고 스승이다.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부모는 내 의지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요새 금수저를 선망하고, 흙수저를 원망하는 사람이 많은데, 살다보면 금수저가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흙수저가 꼭 불행한 것만도 아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날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삶의 여정에서 친구와 스승 복을 받은 편이다. 나보다 나를 더 생각해 주는 친구가 한 명도 아닌 세 명이나 있으니 친구 복은 충분히 받았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남을 모함하거나 비난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모리배(謀利輩)들로 인해 분노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관중과 포숙같은 친구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며, 그런 친구들로 인해 삶이 훨씬 더 윤택해질 수 있었다.


  굽이굽이 인생의 여정에서 만났던 좋은 스승들은 나의 삶의 이정표를 늘 바로 잡아 주었는데, 그분들의 공통적인 가르침은 바른 인성이었다. 칸트가 말한 너는 너 자신의 인격에서 언제나 다른 사람을 목적으로 대하고, 한낱 수단으로 대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처럼 내가 만나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학생들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직장생활 하는 데 있어서 능력도 중요하지만, 바른 인격(人格)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쳐 왔다. ()이란 한자어는 나뭇가지를 다듬어서 모양을 바로 잡는다는 뜻이다. 선생도 학생의 품성을 바로잡아 바른 인격을 갖추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 일을 위해 38년 동안이나 애써오던 어느날, 더 이상 가르쳐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명퇴를 하게 되었다.


  신영복 교수의 말대로 요즘 대학생들은 진리와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진지하게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대신 매우 감각적이고 단편적인 감정에 매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중인격자처럼 행동하였다. 자기에게 유리한 면이 있으면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무조건 지지하는 것을 보며, 지금까지의 가르침이 무의미하게 생각되어 교단에 서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선생이 단순한 월급쟁이로 전락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가장 비참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엊그제 스승의 날 교사들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열 명 중 두 명밖에 없다는 기사가 났다. 선생이 더 이상 선생이고 싶지 않는 사회라면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이 살아있지 못하면 그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가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더 잔인한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몰상식이 상식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의 현실도 바로 그 현상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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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승의 날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즈음하여 장로님의 귀하고도 의미가 깊이 새겨진 교육 소회를 잘 읽었습니다. 자기성찰과 인격, 좋은 부모, 좋은 친구, 좋은 스승,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한다는 철학가의 메세지도 남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여정을 위해 점검하게 하는 이야기는 단순히 달고 맛있으며 배를 채우것으로 족한 정크푸드가 아닌 쓰기도 하고 맵기도 하고 우러나오는 맛이 있는 전통음식과도 같습니다. 신앙을 지키고 정의와 자유를 꿈꾸는데 더욱 용기를 북독아 줍니다.

    한국시간 19일 새벽 2시에 답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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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집사님
      2부 예배를 드릴 때마다 집사님의 지휘를 더 잘 지켜볼 수 있는 자리로 옮겨앉는 것을 아시는지요? 집사님의 손끝을 따라 제 고개가 움직이는 것도 아시는지요?
      예배를, 찬양을 기다리는 것이 행복이며 기쁨이라는 것을 느껴봅니다.

      사실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무너져버린 우리 학교 교육이었습니다.
      최근 아이들은 아동기 이전에
      일찍부터 엄마와 같이 있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교권이 몰락하고 학교교육이 무너지면서 아이들이 힉교에서 배울 인지적 발달에 문제가 생겼다고 봅니다.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하는 청소년기에는 입시 위주 교육 아래에서 정상적인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형성할 수 없었고요.
      파괴된 교육환경은 심리적 미성숙 성인을 우리 사회에 무한방출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미성숙한 심리상태에서 생리적 성인이 된 대학생들은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 현장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 어느 곳 하나 정상적인 곳이 하나라도 있던가요? 학교에서 40년 이상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감히 말하건데 무너지고 있는 사회현상은 무너져버린 교육의 폐해라 생각합니다.
      교육이 살아나야 우리사회에 인간다운 삶과 행복이란 꿈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집사님과 이렇게 소통할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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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처음 권면 잊지 않고 견디겠습니다. 겸손하신 예수를 그리스도의 그림자를 따라 가봅니다. 강건하소서. 장로님들이 이 교회의 문설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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