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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0240804 (이효정 권사)


 우리 어머니

엘림샘(55+) 노아나무

이효정 권사

  

우리 어머니를 생각하면, 항상 부지런하시고 꼼꼼하게 모든 일을 챙기시는 모습과 강한 의지가 떠오릅니다.

 

교회를 세우신 외할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믿음 안에서 살아오신 어머니는 연세가 드시면서 불편하고 약해진 몸에도 불구하고 주일을 지키며 교회의 다양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노력하셨습니다. 그러나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굽어진 허리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활동 범위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늘 당연하게 참여하셨던 교회 행사인 어르신 나들이에도 참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20231025일 목포 나들이 행사에도 주위 어르신들의 권유가 있었지만, 어머니는 다른 분들에게 폐를 끼칠까 봐 한사코 가시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장로님께서 딸인 저와 함께 가면 어떻겠냐고 하시니, 저와 함께라면 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저의 암 발병과 항암 치료 과정을 12개월 동안 옆에서 지켜보시며 마음 아파하셨던 어머니는, 제가 20231010일 마지막 항암 표적 치료를 마친 후 동행하게 되어 참으로 반가워하셨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저는 어머니와 어르신들과 함께 버스에 탑승하여 목사님의 기도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기분이 좋으셨던 어머니는 저도 모르게 준비하셨던 초콜릿과 사탕을 주위 분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목포에 도착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지팡이에 의지해 힘들게 걸으면서도 즐거워하셨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가 사진을 찍자고 하니, 힘들어도 올라갈 수 있다며 계단을 하나씩 오르셨습니다. 단체 사진도 찍으시며 다른 분들의 배려와 보살핌에 고마워하셨습니다.

 

점심도 함께 맛있게 드시고 오후에는 자연사 박물관을 관람했습니다. 박물관에서 휠체어를 대여하여 제가 어머니를 휠체어에 모시고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1층 로비의 자개 전시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며 이곳저곳을 자세히 보셨습니다. 광주로 돌아오는 길이 피곤하고 힘드셨지만, 많은 분들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와서 기분이 매우 좋으셨습니다. 몇 년 만의 나들이였지만, 어머니가 몸살이 날까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습니다.

 

그러나 이 여행이 어머니와의 마지막 여행이 아니길 기도합니다. 연세가 드시면서 점점 약해지셨지만, 항상 곁에 계실 것만 같았던 어머니가 예배드리러 교회에 나오셨다가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오늘로 31일째가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기셨고 지금은 힘들게 재활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 덕분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집에 혼자 계실 때 응급 상황이 생기지 않은 것도 감사합니다.

 

딸인 저의 투병 생활과 막내아들인 동생의 국회의원 선거로 신경을 많이 쓰셨던 것이 어머니의 건강을 해친 것이 아닌가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최근 외국에 있는 언니의 목소리를 핸드폰을 통해 들으셨을 때 서럽게 우시는 모습을 보며, 멀리 떨어져 스웨덴에 사는 언니를 많이 보고 싶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이제 언니도 어머니를 뵙기 위해 오늘 입국하고, 저와 동생들도 어머니 곁에 있으니 좀 더 힘을 내셔서 저희 곁에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어머니를 지금까지 지켜주시고 믿음 안에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힘들고 고통 중에 계시지만, 주님의 품 안에 안아 주셔서 평안하게 해주시고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의로운 오른손으로 붙들어 주시며,

강한 손과 펴신 팔로 일으켜 세우시어 주께 찬양하며 나아가게 하소서.

주님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우리 어머니를 위해 함께 기도로 협력해주신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1. 이은숙 권사님
    몸이 조금 불편하셔도 언제나 단정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본당 왼쪽 세번째 의자

    답글삭제
  2. 에 앉으셔서 예배드리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어르신들 모시고 목포 나들이 갔을 때, 손에 쵸코렛을 쥐어주던 모습도 엊그제 같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쓰러지셔서 입원하시게 되고 다시 재활치료를 받으시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평소 단정하셨던 모습처럼 다시 일어나셔서 권사님께서 늘 앉으시던 그 자리에 앉으셔야죠?
    권사님께서 앉으시던 그 자리는 권사님께서 다시 돌아오실 때까지 비어 있을 것입니다.
    연세가 드셨어도 권사님만의 멋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지금 계시는 곳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실 거죠?

    권사님.
    다일교회 모든 교우들이 권사님의 쾌차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줄 아시죠?
    다시 한 번 따님 손잡고 나들이 한 번 가시게요.

    답글삭제
  3. 1.나에게 이은숙권사님은 모든것을 배푸시는 분 이십니다. 집사람은 김치담기가 너무 힘들어서 김치졸업한지 오래되었는데, 이권시님은 몇번이나 김치담으셨다고 주셨습니다.
    안주시고는 못 참는 분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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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나는 사명?이 남아있는 자에게는 그사명을 완수할 시간을 주신다 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권사님은 우리교역자님들이 너무 수고 많으시다고 점심대접하시겠다고 벼르시며 언제,어디에서 공리 중이셨습니다

    답글삭제
  5. 3.이권시님은 교회에서 행하는 환경운동에 동참하신다고 지난번에 수세미 2 비닐주머니 가득 사셨거든요.
    우린 첫번째 수세미 아직도 사용하고 있으니, 추산해보면 계산이 않될 정도입니다

    답글삭제
  6. 4.나에겐 예배 후에 이권사님 댁에 모셔드리는 사명?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권사님께 주신 사명?을 감당하실수 있도록 회복시켜주실 것을 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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