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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0241020 (김재형 집사)


 장모님의 유산

 

엘림샘(55+) 노아나무

김 재 형 집사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때때로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집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감싸주셨음을 느낍니다. 저는 결혼 전까지는 교회와 인연이 없었고, 결혼 후에도 한동안 교회를 멀리하며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일요일, 아내와 어린 딸들까지 모두 교회에 가고 텅 빈 집에 혼자 남겨졌을 때, 커다란 적막감과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결국, 사랑하는 가족을 따라간 그 걸음이 나를 예배의 자리로 이끌었고, 세월이 흘러 어느덧 신앙이 내 삶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신앙생활을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바로 저의 장모님,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그분의 깊은 신앙심과 기도의 힘 덕분입니다. 저희 부부의 맞벌이 때문에 장모님께서 가까이 살면서 아이들을 돌봐주셨고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장모님이 다니시는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생전에 우리 가족을 위해 드리셨던 간절한 기도가 지금도 우리 가족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니 그분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장모님은 살아계실 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기도를 빠지지 않으셨고, 주일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예배를 우선시하셨습니다. 주일에 쌀이 떨어져도 사지 않으셨고, 친척 행사에도 참여치 않으셨습니다. 이런 철저한 주일성수 때문에 살아생전 가족들과 여행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습니다.

 

저의 큰아이와 둘째 아이는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를 따라 심방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신앙을 키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심방에 거의 빠지지 않고 다니다 보니 교인들은 저의 아이들을 어린이 심방 대원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어릴 적부터 믿음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은 둘째 아이가 다섯 살 때 의자에서 떨어져 왼팔이 부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그 어린아이가 오른팔이 안 부러져서 하나님께 감사해요라고 말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장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교회에 나가지 못했던 침체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장모님의 간절한 기도가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두 딸은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주일이면 각자 있는 곳에서 광주다일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신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모님의 기도와 신앙심은 저의 가정의 일상에서 늘 함께하는 영적 유산으로 남아 있으며, 그 유산은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댓글

  1. 김집사님의 신앙 여정을 알게 되어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우리 삶에 영향을 준 분들이 많지만 신앙에 깊은 영향을 준 분들을 잊을 수가 없죠. 저도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 다녔던 교회 장로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작은 교회에 나무로 만든 종탑이 있었는데 줄을 당겨 종을 치곤했습니다.
    그 종을 항상 장로님이 치셨는데 그 모습이 지금도 뇌리에 선합니다. 하얀 모시 두루마기를 입고 종을 치시던 인자한 장로님이 지금도 제 가슴 속에 살아계십니다. 지금 나는 그런 장로님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가끔 뒤돌아보곤 합니다.
    장모님의 선한 영항력으로 신앙의 길을 걷고 계시는 집사님께서는 무척 행복한 분이십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셨잖아요?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런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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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따뜻한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힘들고 지쳐있는 세상에서 제가 받은 사랑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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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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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외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뭉클하네요.
    앞으로도 부모님과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주변을 잘 돌보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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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저도 열심히 신앙생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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