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30+) 생명나무
위길복 성도
안녕하세요. 옹달샘(30+) 생명나무 위길복 성도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아내 황수희 성도와, 갈수록 미모에 물이 오르는 첫째 아들 한울이, 그리고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둘째 아들 다울이와 함께 사부작사부작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덧 2024년의 마지막을 바라보며, 올해 마지막 우리들의 이야기에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자연스럽게 올 한 해를 되돌아봅니다. 돌이켜보니 2024년은 저에게 ‘되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작년, 장흥에 계시는 부모님 두 분 모두 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이틀 간격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달아 암 진단을 받으니 정신을 차리기가 여간 쉽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버티며 2023년을 겨우 보내고 맞이한 2024년 초, 어머니의 간암 재발 소식을 듣고 제 영혼이 무너지는 듯한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정말 불안했습니다. 부모님의 삶의 시계는 남들보다 다소 느리게 흘러갑니다. 의사소통이나 의사결정 방식에서 세상의 평범한 기준에 비해 조금 더딥니다. 저는 그 느린 속도를 맞추며 암 치료 과정을 도왔지만, 간암 재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제 도움이 부족해 재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죄책감과, 부모님의 생존에 대한 불안이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대학원을 휴학하며 진로를 멈추고 당장 돈을 벌며 부모님의 보호자로 살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불안한 상황 속에서 아내 또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우리는 그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 말씀을 붙들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저는 늘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처럼, 제 인생도 계획한 대로 나아가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거침없이 나아가야 할 것 같던 제 인생은 갈수록 ‘되돌아가는 길’이 되었고, 울퉁불퉁하고 꼬불꼬불한 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바라기는, 이 되돌아가는 길이 결국 주님과 동행하는 올바른 길이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복학해 대학원 석사 과정을 다소 늦은 나이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신뢰하며, 진심으로 한 사람을 돕는 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천천히 걸어가며 주님과 동행하는 길,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우여곡절. "뒤얽혀 복잡해진 사정"이라는 뜻이지요. 저의 인생도 그런 과정을 배우고 있는 듯합니다. 되돌아가는 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곁에 누가 있는지 더 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사람들이 제 곁에 있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한울이, 다울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의 동료가 되어 격려해 주고 기도해 주며, 눈물과 웃음을 나눠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광주다일교회와 함께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2024년 한 해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두의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랑하는 모든 광주다일교회 식구들에게, 2025년에도 서로 곁에 머물며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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