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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이야기 20211128 가을 은행나무 아래서…

 

목회 이야기 20211128

 

가을 은행나무 아래서

 

지난 주일 오후

30+ 젊은 교우들과 남평에 있는 은행나무 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 오지 못한 몇몇 가정을 빼고 열 가정이 아이들과 함께 모였고 틀 없는 시간을 짜임새 있게 지냈습니다.

한참 이야기 꽃이 필 무렵 아내와 함께 살짝 나와 사람들이 없는 호젓한 길을 걸었습니다.

먼저 걸어가라 하고 뒷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하고,

좁은 화면에 두 얼굴이 가득하게 셀카도 찍었습니다.

얼마전 까지 달려 있다가 거리로 내려앉은 은행 잎들을 담은 사진도 있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노란 색으로 달려있을 때의 우아함과는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젖은 잎으로 조용히 내려 앉아 이제 겨울을 자게 될 나무의 포근한 이불이 되어준 잎들에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얼마전에 끝난 좋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산부인과 의사의 역할을 한 김대명배우가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어느 날 심방을 가다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다가 함께 가던 목사님이 목사님 그 노래 가을 우체국 앞 아닌가요라는 말에 깜짝 놀라 싱겁게 웃었던 노래 입니다.

가사가 좋다고, 착한 노래라고 얼버무린 그 노래인데 노래말이 정말 좋은 노래 입니다.

윤도현씨가 먼저 부른 노래인데 그분의 힘찬 목소리보다 숨어 들어갈 것 같은 따듯한 산부인과 의사의 목소리가 더 어울리는 노래 입니다.

가사를 적어 봅니다. 노래 가락을 아시는 분은 한번 불러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걸 보내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날 저물도록 몰랐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얼마나 많을까요.

셀 수 없겠지요.

작은 액자 속에 담아 마음에 담아 두면 오래도록 우리의 삶을 넉넉하게 해주는 것들

셀 수 없는 아름다운 것들을 이 가을을 보내면서 마음에 담아 둡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은행잎도 함께

 

하늘에서 이 땅으로 낙하하신 아름다운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노래에 빠져 날 저무는 줄 모르는

김 의 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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