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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0240707 (박덕환 집사)

 


안녕하세요? 성령샘 겸손나무 박덕환 집사입니다.

저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목사님의 딸이셨고,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 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기도를 빠지신 적이 없었습니다. 어릴 적, 잠에서 막 깨어날 때 어머니의 기도 소리와 함께 얼굴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새벽기도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제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시며 흘리신 눈물이었습니다. 교회가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제가 교회에 잘 출석하면 어머니가 기뻐하시니 빠지지 않고 다녔습니다. 교회에 잘 다니는 것이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전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순천지사로 발령을 받았는데, 그곳에 직장선교회가 있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를 드렸는데, 지사장님이 참석해서인지 전체 직원 중 20% 정도가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또한, 1년에 한 번 근로자의 날에는 서울이나 대전에 있는 대형교회에서 전국에 흩어진 선교회 회원들이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연합성회에 모인 규모도 천명 이상 되는 제법 큰 집회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기간 연합성회도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열심히 선교회를 이끌던 선배들이 퇴직하면서 요즘에는 직장 선교회 회원들도 많이 줄어 회사 내 거의 대부분의 사업장 선교회 모임이 사라지고 저희 본부도 회원 수가 많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2년 전부터는 제가 광주전남지역 직장선교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내 북카페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목사님을 모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말씀은 데일리브레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적사항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기재한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매주 수요일 예배가 있으니 같이 예배드리자고 했습니다. 메일을 보낸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좀 있지만, 같이 예배드리자고 하면 잘 오지 않더군요. 아마 우리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러이러한 삶은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 부서 내에도 기독교인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전부 다 참석합니다. 저 때문에 부담을 느껴서 오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더라도 저는 그 친구들이 고맙고 같이 예배드리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 주일 예배가 끝나면 담임목사님께서,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드려야 할 예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직장 선교회 모임을 통해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조금이나마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상에서 기독교인의 삶이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기독교인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드러내며 세상에서 주님의 자녀다움을 잃지 않으려 늘 스스로를 돌아보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1. 직장선교회를 이끄시고 어머니의 기도가 밀알이 되어 우리 믿는이들이 어려운 시대상황 가운데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시는 집사님의 모습이 멋지십니다. 가족이 함께 하나님을 섬기니 얼마나 또 아름답습니까. 평안을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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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언젠가 순천의료원을 다녀오던 밤
    잠깐 들었던 얘기였는데,
    글로 다시 읽으니
    집사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군요.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처럼
    어머니의 기도가
    오늘의 박집사님으로 서게 하셨군요?

    일림 집사님.
    제가 집사님의 호를 일림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말 기억하시죠?
    직장선교회 회장으로
    잘 섬기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겸손하게 섬기는 모습
    말입니다.

    우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않아야 된다는 말씀
    어디서 많이 들어보셨죠?
    소중한 것을 귀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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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믿는 사람으로서 ㅡ본이 된다는것이 티를 내면서 일상을 살아가기가?.믿음에 지도자들의 부도덕이?
    넘쳐나는 믿음 신앙에 정보들이 ?
    믿음의 일상에 자꾸 위축을 주지 마는~~ 그래도 나는 원숭이의 진화가 아닌 창조주 하나님이 창조하셔 씀을 흔들림 없이 믿으며 오늘까지 이 시간의 존재함도 다 주인 되시는 주님의 은혜임을 믿고. 의지하며~~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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