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이야기 20230115
강화 여행
사흘간 강화도에 다녀왔습니다.
광주로부터 꽤 먼거리라 마음 먹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처럼 좋은 기회가 있어서 강화지역 그리스도교 유적지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운 적이 있었지만 제가 강화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참 부족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원나라와의 전쟁(대몽항쟁) 때에 강화도 천도의 굴욕의 역사와 19세기 말 조선이 불안할 때 미국과 프랑스의 배들이 들어온 병인 양요나 신미 양요 그리고 샤먼호와 운양호와 같은 외국 배가 들어오면서 일어난 일들만 기억날 뿐 입니다.
그 중에서도 강화도 조약으로 일본에게 굴욕을 당한 일에 대한 역사를 배우며 가슴이 뜨거워졌던 일도 강화도와 연관해서 남아 있는 기억들입니다. 이번에 가서 새롭게 알게 된 일은 3.1운동에 서울의 두배가 되는 2만명이 참여한 시위가 강화 시위는 전국 최대 시위를 였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제가 관심을 가진 것은 강화 지역의 그리스도교 신앙의 뿌리내림과 선교 입니다.
그 때의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성공회 강화 성당과 온수리 교회를 보면서 그 어려운 시절에 낯선 땅에 와서 헌신적인 선교로 복음을 전한 분들에게 감사를 드렸습니다.
땅끝의 선교사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로다(Rhoda G. Robinson)선교사는 영국 출신 간호사로 1899년에 들어와 선교와 진료로 조선 백성들을 돕다가 10년만이 1909년에 풍토병으로 별세하게 됩니다. 그의 몸은 교회 묘지에 안장되었지만 그녀의 정신과 신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강화도에서 교동도로 넘어가는 길목인 교항리에 최초의 감리교회인 교항교회가 세워집니다. 지금은 두 마을의 이름 한자씩 따서 교산교회가 되어졌는데 그곳에서 만난 복음의 뿌리는 깊고 감동적이었습니다.
20년째 목회하고 계시는 목사님을 통해 초기 선교 역사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교회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산 교회 목사님의 이야기 중에 ‘변방 복음’ ‘희생과 헌신’ ‘복음에 합당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전히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이번 주일 설교 본문이 ‘섬들아 내게 들으라’로 시작되다 보니 강화 섬에서 만난 이야기를 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꼭 기회가 되면 아니 기회를 잘 만들어서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강화 성공회에서 19세기 말에 발행한 첫 우리말 성경이 있었는데 신구약을 다 번역한 것은 아니지만 특징적인 것은 성경이라는 표현 대신에 ‘만인을 비추는 빛’ 이라는 조만민광(朝萬民光)이라는 제목으로 성경을 펴낸 것입니다.
정말 성경에 대한 이름을 제대로 표현한 것 같아 뜻 깊고 좋았습니다.
함께 동행한 목사님을 통해 배운 것도 참 많았습니다.
김포 지역에서 환경목회를 하는 분인데 ‘환경센터’를 두 곳을 운영하면서 친환경 목회와 삶에 대한 실천을 꽤 오랫동안 해오신 분입니다.
우리교회가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다녀오면서 저만 다녀오기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하였고 기회가 되면 관심있는 교우들과 함께 김포들려 환경센터에서 제대로 뛰노는 닭들을 보고, 인천 내리 교회 넘어 강화 섬 곳곳에 있는 선교의 흔적과 순교의 정신들을 담고 오고 싶습니다.
이덕주 교수가 강화를 소개하면서 ‘눈물의 섬 강화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꽤 먼거리였는데 오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참 유익하고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지면 관계상 강화 이야기는 줄이지만…
정말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씩 여러분과 나누겠습니다.
사진은 강화성당 들어가는 입구 사진입니다.
옛 스럽고 꼭 우리 고유한 양식으로 지어져 있다보니 이곳을 방문한 불교신자들이 사찰인줄 알고 합장 인사를 드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답니다.
좋은 여행을 다녀와서
김의신 목사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