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이야기 202300723
여름을 열음으로
날씨가 무덥습니다.
가능한 혼자 있을 때는 에어콘을 틀지 않으려니 습한 기운에 후덥지근 합니다.
선풍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속 더위가 있는 모양입니다.
여름 동안 읽을 책으로 몇 권 추렸습니다. 주로 에세이 입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다른 이들의 깊고 너른 생각을 만나고 저의 생각의 정원에 옮겨 심고 싶어서 입니다.
애슐리 헤일스의 ‘작아서 아름다운’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한계를 끌어안는 너른 삶’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네요. 이 책을 사서 읽고 싶었던 이유도 이 부제에 끌려서 입니다.
저자인 애슐리는 마태복음 11장에 있는 예수님의 초대를 인용합니다.
“너희는 피곤하고 지쳤느냐?
나에게 오너라 나와 함께 길을 나서면 너희 삶은 회복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제대로 쉬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나와 함께 걷고 나와 함께 일하여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 잘 보아라.
자연스런 은혜의 리듬을 배워라 나는 너희에게 무겁거나 맞지 않는 짐을 지우지 않는다.
나와 함께 있으면 자유롭고 가볍게 사는 법을 배울 것이다”
(마태 11:28-30, 메시지 성경)
예수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삶을 초대합니다. “자연스런 은혜의 리듬”으로
바쁘게 쫓기는 삶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 – 진정한 기쁨,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아름다움, 깊고 마음 담긴 관계 그리고 나를 소중히 여겨 주신 분에 대한 감사들 이랍니다.
저자의 말처럼 무더운 날씨에 움직임도 느릿해 질 수 밖에 없지만 아침 저녁 선선한 기운을 타고 하나님 안에서 나를 만나보는 조용한 시간에 ‘자연스런 은혜의 리듬’을 타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아침에 데일리 브래드를 통해 들려오는 아이의 음성은 청량한 하늘 기운을 선물해줍니다.
바쁜 삶에 내 삶이 밀려가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조율된 영성으로 나의 일상을 가꾸어 가는 일이 좋습니다.
초등 6학년이 선생님을 때렸답니다. 그것도 전치 3주가 나올 정도로 심하게…
교직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선생님이 일터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합니다.
가슴 아픕니다. 안쓰럽고 안타깝습니다.
10년 만에 얻은 아이라는데 멋진 군인이 되고 싶은 청년이 재난 복구 작업 중에 생명을 잃었습니다. 구명조끼만 입었어도 그 생명은 지킬 수 있었을텐데…
세상이 너무 바삐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속도가 빠르니 몸도 마음도 그에 반응하느라 정말 생각해야 할 것 잃어버리고 그 바쁨에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 다 놓쳐버리는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가 거칠어지고 폭력적입니다.
듣고 보고 배울 만한 것 없으니 그런 세계에서 정신의 싹을 틔우고 마음이 밭을 갈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황폐해 질까 걱정이 되고 기도가 나옵니다.
독일에서 온 크리스티네 조벨 양이 우리 교회에서 머무는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번 가을에 대학생이 된다 합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참 부러웠습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자유로웠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대화 중에 요즘 자신은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합니다.
그러면서 부모세대와 장년들이 너무 함부로 써서 자신들에게 엉망이 된 환경을 남겨주는 것 같아서 화가 난다고 말합니다.
마치 어른들이 모여서 엄청 재미있게 파티하고 난 다음에 아이들에게 설거지 시키고 쓰레기 치우라고 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요.
제가 미안하다 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일이겠지요.
이 여름에 생각할 것이 참 많아 보입니다.
이번 주말에 큰 비 소식이 있습니다.
여름 장마가 익숙한 우리도 동남아 나라들처럼 우기 건기로 나뉘어진 계절을 나게 될 것 같습니다.
기후가 바뀌기 전에 우리의 생각과 삶의 방식이 먼저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열리는 이 여름에 좋은 생각이 열리고 하나님의 은총의 리듬에 우리의 삶을 맡기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열려야 하는 여름에
김의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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