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장로임직을 앞두고 쓴 ‘나의 신앙여정’
김철원 장로
저는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성경을 읽으시고 간절히 기도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을 지냈습니다. 또한 고모의 손을 잡고 2km정도의 바다 제방을 타고 걸어서 바닷가에 있던 조그만 교회에 다녔습니다. 어릴 때부터 주일이면 당연히 교회에 가야한다는 의무감이 있었고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으면 어떤지 불편함을 느끼고 죄책감을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친구들의 모임이나 직장동료들의 모임으로 간혹 한 번씩 주일을 지키지 못했지만, 부득이함이라는 핑계로 나 자신을 합리화하며 지냈습니다.
결혼하여 김제에서 살 때는 모든 예배에 참석은 하였지만 믿음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부모님을 따라 함께 다닌 적이 많았습니다. 광주로 이사 온 후에는 직장생활과 집사람의 약국경영으로 인하여 힘들고 피곤하다고 주일 낮 예배만 출석하였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핑계로 주일 밤 예배 및 수요일 밤 예배는 참석하지 못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때는 참석하지 않는 것에 별 문제를 느끼지 않고 지내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원광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익산한방병원에서 수련의를 마친 후, 1989년 3월 원광대광주한방병원에 발령이 나서 갑자기 광주에 오게 되었고, 광주한방병원 과장으로, 원광대 한의과대학 교수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원광대 광주한방병원은 월산동에 있다가 주월동 현위치로 1996년도에 이전하게 되었지요.
저희 가족은 1999년에 직장이 가까운 풍암지구로 이사 오면서 ‘우리 집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교회를 정해서 한 번이라도 더 가야지’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쪽 발은 교회에, 한쪽 발은 사회에, 두 가지가 공존하면 갈등이 없었을 텐데, 사회활동과 교회생활을 같이 하기가 힘들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사회활동을 생각하자니 하나님이 생각나고, 교회를 생각하자니 친구와 사회가 생각나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가지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 사회생활을 조금씩 포기하다 보니 많던 친구들과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지요. ‘지금은 외톨인 것 같지만 나의 주위에는 믿음의 친구로 채워지겠지!’ 라고 생각하였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믿음이 연약한지라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가!’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믿음을 키워가며 살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흔들릴 때도 있었고, 흔들리지만 그대로 우리 주님이 항상 지켜주시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교회에 다니며 주님을 믿으면서도 모든 것을 도덕적인 가치 기준에 의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였고 결정할 때가 많았습니다. 잘되는 일은 나의 능력이 좋아서라고 생각했고, 잘 안 되는 일은 능력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순간순간 발생하는 문제마다 하찮은 나의 능력만을 믿고, 주님을 찾는 간절한 마음 없이 마음 문을 닫아놓은 어리석은 자임을 고백할 때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쉬게 하리라’,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는 주님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하신 주님께 소심한 마음으로 간구하지 못하고 끙끙 앓는 나의 모습을 볼 때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항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연약한 믿음으로 혼자서 해결하려 애쓰지만 모든 것이 해결된 후 생각해보면, 나의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님이 해결하여 주셨고 항상 곁에서 지켜주심을 느끼게 됩니다.
한때는 ‘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믿음의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항상 기도해주시는 그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가?’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 부모님처럼 나도 열심을 보여야지!’, ‘항상 우리 곁에서 큰일 없이 우리를 지켜주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쳐봅니다. 그래서 일상의 삶 속에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 중에서도 ‘하나님! 오늘도 마음의 평안을 주시고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향기가 나타나도록 주님 도와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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