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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0240512 (장성미 사모)

 


어버이 주일에

장성미 사모


 

저의 일정표엔 오월 십 육일 아빠 생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해 전에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나의 일정에 있는 그날을 보니 마음에 무언가 차오르는 듯합니다.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 부모님의 부재

그리고 여전히 곁에 남아 있는 부모님의 기억들

말씀이 많진 않으셨지만 늘 큰 울림처럼 큰 그늘이셨던 아빠와 그 그늘 밑에서 자라는 작은 묘목들의 밑거름이 되어 주신 엄마.

다 큰 아들, 딸을 두었지만 아직도 전 아빠 엄마하는 부름이 더 익숙한 딸인 모양입니다.

곁에 계시지 않는 두 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고 깊은 마음의 떨림과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 제 안에 가득합니다.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나가신 아빠의 장례 후에 마치 남겨진 딸의 슬픔을 달래 주시려 일 년 남짓 머무시다 지난 늦가을에 예쁜 단풍처럼 떨어져 주님 곁으로 가신 엄마.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슬픔의 여운이 다른 색깔을 띠고 사랑과 감사로 남아 있습니다.

삶을 통해 보여주셨던 두 분의 작고 큰 모습이 내 안에 자리 잡아 내가 되었고 그토록 소중히 여기셨던 신실한 신앙이 나도 모르게 유전이 되어 하나님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사람의 소중함을 두 분의 삶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지금도 문득문득 느끼는 아빠 닮고 엄마를 닮은 나의 모습에 여전히 내 안에 살아 계시는 두 분을 느끼곤 합니다.

함께 지낸 세월을 통해 연결된 끈은 두 분이 계시지 않은 지금도 더 깊고 끈끈하게 이어져 있음을 실감합니다.

 

캐나다에서 5월을 맞이합니다.

이제 막 겨울 추위에서 벗어나 곳곳에서 펼쳐지는 따사로운 봄이 되니 더욱 부모님 생각납니다. 뭉툭해 있던 새순이 열리고 어느새 푸른 잎 사이에 하얀 꽃이 피었습니다.

이렇게 부모는 자녀로 이어지고 자녀는 또 부모가 되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네요.

조용히 공원 의자에 앉아 다 표현할 수 없고 다 담아낼 수 없기에 내 안에 간직된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 봅니다.

엄마, 아빠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저도 좋은 딸이 되고 좋은 엄마가 되겠습니다.

 

인사드림~

저희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낮과 밤이 다른 새로운 일상입니다.

집 앞에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아이들이 그리워했던 엄마표된장국과 김치찌개를 만들어 가족이 있는 식탁의 즐거움도 누리고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이 되면 다일 교회 온라인 주일 예배를 드리고 가끔 비춰주는 회중석에서 반가운 얼굴들도 만납니다.

모든 교우들

늘 강건하시고 평안함 가운데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삶과 교회 공동체를 지켜 주시길 빕니다.

 

캐나다, 봄에~

 



댓글

  1. 샬롬~ 사모님 여기서 뵙게되니 반갑습니다 목사님께서도 가족분들도 모두 평강하시지요~ 지나간 시간(안식월) 보다 남은 시간들을 더 여유롭게 보시고 많이 즐기시고 쉼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많은 교우들이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는 날을 그려보며 샬롬!을 기도합니다(장병주집사 김정희권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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