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을 기억하며..
매년 5월 8일은 어버이날입니다. 뿌리 없는 사람은 없기에 각자의 부모님들은 각자에게 여러 기억과 추억으로 남아있을 테지요. 추억 속에 있는 분들도 있고, 아직 함께하며 추억을 쌓아가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직 저는 양 가 부모님들이 다 건강하십니다. 그 중에 저희 아버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릴 때 아버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목회자이신데. 당신은 뿌리같은 사람이라고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땅 속에서 식물이 넘어지지 않게 단단히 자리잡기도 하고, 식물의 생존에 필요한 수분을 빨아드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 '뿌리'
아버지도 목회를 하시기에 여러 수고와 헌신 속에 그 결과가 분명하지 나타나지 않아도.. 맡기신 사명에 따라 본인은 계속 뿌리로 살아가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그럼 나는 어떤 사람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식물은 뿌리와 줄기와 잎과 꽃과 열매가 있는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 끝에 나는 '줄기'같은 사람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줄기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뿌리와 잎과 꽃을 연결해 줄 뿐입니다.
뿌리에서 얻은 영양분을 잎과 꽃으로 옮겨줍니다.
나 역시 '뿌리같은 아버지'에게서 신앙과 기질을 물려받았으니 (마음 같아서는 꽃이 될) 우리 아이들에게 그 유산을 잘 전달해 주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정결하게. 있는 그대로 소박하고 담박하게. 내게 주신 것에 감사하며 자족하며 사는 그런 줄기 같은 삶.
언제고 자녀들을 앞에 혹은 옆에 두고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할아버지는 뿌리같은 사람이셨어."
"아빠는 줄기같은 사람이야."
"너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렴. 너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쁜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가렴."
에너지가 많고 흥이 많은 저의 딸과 아들이 언제 이 이야기를 들을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사노라면 언젠가는 전해줄 날이 오겠지요.
그날을 기다리며. 5월 8일 어버이날을 보내봅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요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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