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서 장례식을 수 없이 집례해보았지만 내가 유족이
된 장례식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례식에서는 장손이라 영정도 들고 장례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하긴 하였지만 장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그리 깊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처 아버님의 장례를 보면서 든 몇가지 생각들 입니다.
처음 생각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맞는 장례 예식입니다.
우리나라 장례 예식이 불교와 유교 거기에 내려오는 민속
전례에도 뿌리 내리고 있어서 그리스도교 신앙에 맞는 장례 예식을 드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흘을 장례 기간으로 잡는 것부터 빈소 차림, 입관, 조문객을 맞이하는 모습도 그렇고 예배를 드리는 것도 좋은
장례 예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민목회에서 제가 경험한 장례는 기독교 문화권인 캐나다의
장례법과 우리 민족의 장례 문화가 섞여진 장례여서 또 다른 독특함이 있었습니다.
하이 페밀리의 송길원 목사님이 나름 열심히 연구하고 좋은
모범을 만들고 있다하니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 그리스도교 장례법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생각은 나의 장례식에 대해서 입니다.
고바야시 구니오는 자신의 책 <힘 있게 살고 후회 없이 떠난다>에서 우리에게 묻습니다.
‘사람들은 죽을 줄 알면서 왜 죽을 준비를 하지 않는가?’
지난 장인어른의 장례를 치루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장례식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건강하고 아직 죽음을 생각할 나이(죽음을 생각할 나이가 따로 있을까요)가 아니라고 하지만 건강할 때
내 죽음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준비는 영정
사진이나 장지나 유산에 대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또한 준비 해야겠지만…
지난 주일 설교를 준비하면서 가장 깊게 생각한 ‘선한 삶의 위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는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만
어떤 모양으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는 어느 정도 우리의 노력에 따라 정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지난 주일 3부
청년 예배에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죽고 사는 문제까지 이야기 하였죠. 그런데 생각 밖에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학업과 취업 등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또한 매우
중요한 이야기로 들려진 것 같았습니다.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한동안 이런 생각은 제 안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설교 중에도 얼핏 얼핏 드러나겠죠.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우리가 떨쳐버려서는 안되는 중요한 생각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죽음의 땅에서 나는 부활을 믿기에
전염병 속에서 새론 생명의 기운을
혼탁한 이념의 분쟁 속에서 소망을
가짜의 홍수 속 맑은 샘물을 찾는다.
지나간 역사를 바로 잡으실 섭리를
변하지 않으실 성경 속에서 믿는다.
부릅뜬 눈으로 밝은 빛 속을 걷는다.
7월을 넘어 8월을 시작합니다.
성하의 계절, 우리
안에 생각도 여물어가고 삶도 더욱 영글어 가기를 바랍니다.
가을 햇살 가득할 때 결실 있는 인생을 위해서…
하늘도 덥고 땅도 더운 날
김의신 목사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