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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이야기 20221120 가을 시 한편…


 

서 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거러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81년전 이 날 입니다.

암울한 일제 치하,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시를 쓰는 것 밖에 없어 그토록 부끄러워한 청년 윤동주의 시 입니다.

1948년에 출간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머리말과 같이 있는 서시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니다.

 

우리가 예배 드리는 주일과 같은 날에 지은 시 서시를 다시 한번 읽어봅니다.

윤동주 시인은 1945년 광복 몇 개월을 앞두고 27세의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 합니다.

윤동주는 시인은 왜 이토록 부끄러워 했을까요

시 쓰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게, 자신이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었을까요?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삶을 그토록 짧게 사셨는데

왜 그리 부끄럽다 하였을까요.

늘 하늘 아래서 살았기 때문인 것 같아 보입니다.

 

그는

하늘 아래서 한 점 부끄러움을 용납지 않은 시인의 양심으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리라 하는 고백으로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는 확고한 다짐으로

이 시를 남기며 우리에게 그 길을 함께 가자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암담한 식민의 현실에 살았지만, 하늘과 바람과 별을 바라보며

밤과 같은 어두운 현실에 대한 분노나 절망 대신

빛나는 별을 보고 하늘의 희망을 노래합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그 때의 판결 기록은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기억해줍니다.

 

사형수 동주의 죄목은 세가지 였습니다.

첫째, 조선민족을 해방하고 독립국가를 건설하려 한 죄

둘째, 조선인의 민족성을 향상하여 독립운동의 가능성을 키우려 한 죄

셋째, 일본의 패전을 바라고 조선 독립을 결의한 죄

 

이 글을 읽으며 그리스도인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는 믿음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습니다.

첫째, 하나님 나라를 이 땅 위에 건설하려 한 죄

둘째,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향상하여 하나님 나라의 가능성을 키우려 한 죄

셋째, 세속의 힘이 압도되기를 바라고 하나님의 뜻으로 다짐하고 살아간 죄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죄인으로 돌아가셨고, 주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그리고 사도 바울도 옥사 하였다면

오늘 윤동주 시인에게서 절망의 시대를 뚫고 희망의 말씀으로 땅을 흔들어 놓은 예언자의 거친 숨결 담긴 메시지를 듣는 것 같습니다.

 

2022. 11. 20 하루 전 날

김의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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