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이야기 20230226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묵상하는 40일의 절기 입니다.
사순절의 첫날은 ‘재의 수요일’이라 부르는데
성서와 교회의 전통에서 회개할 때에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는 의식에 따라 생긴 말입니다.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바로 이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된 다는 것은
분명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일, 그것이 회개로 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회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보통은 울부짖으며 소리 높여 기도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회개한다’는 언어에 덧씌워진 잘못된 이미지일 뿐이며 사실 ‘회개(metanoia)’는 마음 깊은 곳을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마음 깊은 곳을 바라봄은 고요한 침묵 가운데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기에 우리가 심층의 죄를 하나님 앞에 고하기
위해 고요하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침묵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침묵의 시간’은 세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야 가질 수 있겠지요. 그래서 도시와 멀리 떨어진 기도원에 가거나 산 속으로 잠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또한 온전한 정답은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 몸이 기도원이나 깊은 산 속에 있다 한들, 우리의 생각이
세상의 분주함을 떨쳐내기 어렵다면 침묵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일은 더욱 어렵기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침묵하는 일’은 어딘가로 떠나서 해야 하는 일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늘 노력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늘 기도하셨던 예수님처럼…
생각해보면…
조용히 말을 하지 않고 내 안을 깊이 들여다 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에 대한 훈련을 한 적이 별로 없고, 그 방법은 배웠어도 실제로 나의 삶에서
익숙하게 해보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삶의 안정감은 떨어지고 늘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서성거리는 것 같습니다.
조급함과 서두름
안절부절하고 어수선함
그런 모습에서 ‘안정감’ ‘평안함’ ‘든든함’을 느끼질 못합니다.
이런 모습을 버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조용한 시간’
입니다.
‘은밀한 중에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라’는 복음서의 권면을 듣는 일 입니다.
우리는 조용한 시간 중에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내가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게 됩니다’ 그러면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보화도
보게 되고 온화하고 평온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영적인 에너지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에는 ‘조용히 말씀과 함께 머물며 주님께 기도 하는 시간’을 통하여 내 안에 있는 나를 만나는 과정을 꼭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이를 위한 좋은 방법을 권면한다면…
1)
토요일에 뉴스레터에 나온 주일 말씀을
천천히 읽고, 그 말씀을 통해 주실 하나님의 말씀을 기대해보는 일입니다. (말씀이 기도가 됩니다)
2)
이번 주일에 권하는 네 권의 책
중에 관심 가는 책 한 권을 정해서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물론 네 권 다 읽으셔도 좋은 일입니다)
3)
홀로의 공간과 시간을 정해서 말씀
묵상과 기도로 내 삶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예: 매일 아침 6시, 거실에 혼자 않아 그날의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으로 나를 보는 기도를 드립니다)
4)
예배 드림, 아침 기도, 저녁 기도를 여유롭게 하십시오. 곰 씹듯이…
5)
그리고 창조 세상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실천도 해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기도란 신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의 본성을 바꾸는 일이다.
(키르케고르)
조용히 사순절을 시작하며…
김의신 목사
*** 지난 주 목회 이야기 내용 중 ‘귀향’은 ‘귀양’으로 수정합니다.
정약전 선생님은 귀향 하신 분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품고 귀양 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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