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이야기 20231022
참된 은총
가을입니다.
바람이 먼저 와서 오색 단풍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오후에 보니 지나가는 이들의 옷차림이 두꺼워졌습니다.
금년 단풍은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며칠 전 들은 이야기입니다.
요즘 나무들이 어쩔 줄 모른답니다. 해는 짧아졌는데 날은 아직 더워
지금이 여름인지 가을인지 해 깔려 나뭇잎에 있는 수분을 뿌리로 내릴 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후학자 조천호 교수의 말입니다.
하나님 지으신 세상이 여섯째 날 막내로 태어난 인간들의 무절제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게다가 이곳 저곳에서 선을 넘는 폭력적 행위로 수 많은 사람이 죽고 땅이 폐허가 되어갑니다.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적은 것에 자족할 줄 알고 감사하는 은총 입니다.
귀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은총 입니다.
하나님과 조금 더 가까이 하면 누릴 수 있는 하늘 행복이 있는데…
저 만치 떨어져서 유혹하고 있는 신기루 같은 욕망의 탑에 기웃거리며 소중한 시간과 힘을 허비해 버리는 우리의
어리석음에 가슴이 짠합니다.
이현주 목사님의 시 중에 참된 은총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내용이 참 좋습니다.
동화 작가도 겸하고 계셔서 늘 그분의 시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참된 은총
주님, 제가
진정한 기적 속에 살면서
수상한 기적을 보려고 했습니다.
두 발로 땅을 걷는 참된 은총 가운데 살면서
물 위로 걷기를 꿈꾸었어요.
밤중에 깨어나지 않고 잠자는 것,
사랑하는 사람 신음소리 듣지 않고 밥 먹는
것,
아픈 다리로 절름거리지 않고 산책하는 것,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 없이 두 팔
벌려 아이들 껴안는 것,
새벽에 성경을 읽으면서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
아내가 운전하는 차로 사람들 만나러 가는
것,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는 것,
이 모두가 고맙고 놀라운 기적이요
값없이 주시는 은총이었음을 이제 겨우 짐작합니다.
예, 주님,
제가 그랬네요.
나귀 등에 앉아 나귀를 찾았습니다.
당신 품에 안겨 당신 품을 그리워했어요.
세상에 이런 바보가 또 있을까요?
주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한 주간도
값없이 주시는 주님의 은총 덕에 살아가네요.
고맙습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주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김의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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