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과 무속
최근에 읽은 책의 제목이 『영성 없는 진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전남대학교 철학과에김상봉 교수님이 쓰신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한국사회의 진보진영이 왜 타락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성찰하는 책입니다. 정치에 대한 책처럼 보였지만 한국 사회 안에 있는 다양한 문제를 성찰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영성을 “내가 전체와 하나라는 믿음”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면서 영성을 상실하게 된 이유로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에 품었던 그 “아름다운 이상”은 왜 퇴색하는가? 그 까닭은 그들이 품었던 유토피아에 대한 “아름다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세상의 악과 싸워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랑의 토대 위에 “고도로 효율이 발휘되도록 짜여진 조직적, 전술적 원칙이라는 ‘건조물’이” 세워져야 한다. 이 건조물은 규칙일 수도 있고 조직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추상적인 것이든 구체적인 것이든 간에, 싸움에 이기기 위해 세워지는 건축물은 일단 세워진 뒤에는 자기 보존의 관성에 따라 작동한다. 그리하여 사랑의 토대 위에 세워진 건축물이 사랑 이라는 토대를 은폐하고 억누르게 된다. ..... 그것은 승리와 성공에 대한 열망이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집어삼킬 때, 그리고 고통받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 정립된 모든 제도가 그 자체로서 물신화되어 숭배의 대상이 되고 억압 기제가 되는 곳에서 닥쳐오는 위험이다(87-88).
아름다운 사랑으로 시작되었지만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를 존재의 목적으로 삼게되면서 영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전에 보았던 영화 『파묘』가 생각났습니다. 또한 최근에 OTT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샤먼 – 귀신전』이 생각났습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무속(또는 무당)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한 가지 생각은 영성을 잃어버린 한국 사회의 빈 자리를 무속(무당)이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상봉 교수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영성 없는 시대”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영성이 상실한 자리를 무속(무당)이 대체하고 차지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영성을 가지고 산다는 뜻은 “전체와 나를 하나로 여기는 일”입니다. 전체와 내가 하나가 되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사는 현실이 아프고 쓰리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영성을 대체해 버린 무속은 이를 바꿔버립니다. 나를 전체로 여깁니다. 내가 곧 전체이기에 나의 피해는 전체의 피해이고 전체는 나를 위해서 존재합니다. 무속은 전체를 다 지워버리고 나만 남겨 놓습니다. 하지만 영성은 나를 지우고 전체를 남겨놓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영성은 무엇일까요? 나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동일시 하는 일 또한 세상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내가 동일시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7-8월은 교육부서 수련회가 진행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존재의 목적을 상실하지 않고 내가 존재의 목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영성을 가르쳐야 할거 같습니다. “너만 잘 살면 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잘 가꿔야 돼!”라는 영성, 그 영성을 위해서 함께 살아가는 광주다일의 아이들이 되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청소년부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홍창용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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