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사전을 보면 식구(食口)라는 말은 ‘같은
집에서 끼니를 함께 하며 사는 사람’이라 풀이했고 가족이라는 말은 ‘혈연과
혼인 관계 등으로 한 집안을 이룬 사람들의 집단’을 뜻하거나 ‘이해관계나
뜻을 같이하여 맺어진 사람들’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여줍니다.
그 말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교회는 가족 일까? 식구
일까?
그리스도 예수의 피를 나누어 가졌으니(?) 새로운 혈연관계가 맺어진 가족이 맞을 것 같기도 하고 주일이면 예배를 마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교제를
나누니 식구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요.
예전에는 새로 교회에 등록하면 ‘새 신자’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 신자’ 대신에 ‘새 가족’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이 타당한 것은 새롭게 등록하는 분들이 새로 신앙을 시작한 분들 보다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난 주일 9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점심 식사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는 식구가 아닙니다.
‘같은 집(교회)에서
끼니를 함께 하는’ 주일의 그 맛있는 다일표 점심을 먹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그럴듯한 농담으로 점심이 맛있어서 교회 등록하였다고까지 할 정도 맛있는 점심, 교우들에게 좋은 점심 대접하겠다는 소중한 마음이 담긴 주일 점심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가 조금 완화 되었지만 점심 식사를 시작하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준비한 것이 지하 식당을 코이노니아 라운지(가칭)로 약간의 편안한 분위기로 변화를 주고 간단한 대용식으로 점심을
준비해서 나누려 합니다.
고마운 것은 청년부가 기쁜 마음으로 봉사해주기로 하였습니다.
시작은 9월부터
인데 간단한 음료와 김밥, 샌드위치, 토스트를 번갈아 가면서
준비하여 주일 식탁 공동체를 하려 합니다.
그야말로 ‘식구’가 되는 일이겠죠.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먹는 시간을 즐거워하셨습니다.
베다니 남매들과, 시므온의
집에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마가의 다락방에서도 의미 있는 식사를 하셨습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는지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하는가가 더 중요하겠지요.
작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라도 함께 하니
놀라운 기적이 된 것처럼 코로나 이후에 다시 시작되는 점심이 기대가 됩니다.
무더운 여름이라 음식이 상하기 쉽고, 또 아래층 식당 공간을 조금은 편안하고 환한 분위기로 만들 시간이 필요해 7,8월은
건너 가렵니다. 그리고 9월 가을에 다시 한번 다일 공동체는
‘식구’가 되겠지요.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가족이 되어 함께 끼니를 나누는
식구로 밥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사명도 나누며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 든든히 서 가게 될 것 입니다.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김의신 목사
댓글
댓글 쓰기